In Limbo

4th July 2011

Post

Batman: Arkham Asylum

 간만에 글을 씁니다. 개인적인 일도 좀 있고, 또, 요즘에 늙어서 그런지 요상하게 게임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는데요, 뭐 어찌됐건 이 블로그는 그럭저럭 살아 있습니다.

 Batman: Arkham Asylum 은 2009년, 조용하게 발매가 되었지만, 발매 후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킨 작품입니다. 저 또한 그렇고, 대개의 선입견이 그렇듯이,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웅 캐릭터들가 등장하는 게임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액션에다가 유치해서 손이 잘 안가게 되는데, 워낙에 평가가 좋아서 한번 속는 샘 치고 플레이 해보았더니, 호평이 있는 이유가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겠더군요.

 먼저, 게임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게임내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처음에 등장하는 Batman 의 모습은 상당히 현실감 있게 무게 잡힌 모습으로 나오며, 목소리 연기도 꽤 훌륭한 편입니다. 게다가, Batman 하면 빠질 수 없는 악당 Joker 의 경우 처음 부터 등장하는데, 모델링도 상당히 뛰어난데다, 특유의 광기 가득한 제스쳐와 유머가 그대로 게임속에 녹아 있습니다. 또한, 조연으로 등장하는 악당 Harley Quinn 의 경우는 그야 말로 게임 내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악당이긴 하지만 미워 할수도 없는 매력과 귀여움을 내뿜고 있는 정말 미친듯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 오버시, 악당들이 특유의 제스쳐와 함께 코멘트를 날리는데, 정말로 보고 있으면 게임 오버시에 분노를 느낄 수 있습니다ㅠㅠ  캐릭터들의 연기는 정말 백점만점짜리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게임을 하다보면 주인공 Batman 의 연기가 너무 무뚝뚝해서 어색해 보일 정도, 원작이 만화인 게임에서 이정도의 캐릭터성을 제대로 살렸을 게임이 있을까 싶을 정도의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 게임에서 꽤 두드러져 보이는 부분은 사실적인 묘사입니다. 아무래도 만화 원작답게 과장 되어있긴 하지만, 그 과장된 세계관 속에서 모든것들이 게임내에서 그럴듯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게임에서 보이는 Batman 의 모습은, 기존까지 제가 알고 있던 슈퍼히어로의 모습이 아니라, 묘하게 서민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원작이 그렇다곤 하나). 가령, 환기구를 통해 잠입하고자 할 때, 환기구 뚜껑을 발로 차서 열거나 잠입시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뚜껑을 잡고 힘들게 들어 살짝 옆으로 몰래 옮겨 놓는 쓸대없는(?) 디테일은, 상당히 리얼하고도 플레이시 공감을 할 만한 요소이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분석하고 조사하는 과정은 플레이어가 직접 확인 하면서 파악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이 상당히 공감가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게임은 크게 두가지 파트로 나뉩니다. 전투 파트와 어드벤쳐 파트로 나뉘는데, 완전히 두 파트가 분리되어있진 않고 자연스럽게 잘 녹아 있습니다. 주로 어드벤쳐 파트에서는 Detective Mode 를 통해 주요 단서를 찾으며 진행이 되는데, Detective Mode 에서는 길을 해매지 않도록, 주요 오브젝트를 다른 색으로 표시를 해 준다던가, 길찾기에 해매지 않도록 주요 단서를 통해 길 안내를 해 주는 등, 시스템에 전반적으로 사용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전투시에도 적의 모습을 벽을 투과 해서 볼 수 있어, 적의 위치를 파악 후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게 사용되는 시스템입니다. 보통 이런 시스템의 경우 화면이 전환되면서, 원 게임의 색감이나 분위기를 잃어버리기 쉬운데, 생각보다는 그다지 어색하지 않고 게임내에 적당히 잘 스며 들어있다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전투 파트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신선했던 부분인데, 서민적인(?) 영웅답게 주인공은 오로지 맨손 전투로만 진행이 됩니다(물론 요즘 게임답게 잠입도 지원하긴 하지만). 보통 일대 다수로 전투가 진행이 되는데, 적을 향해서 연타로 적을 공격한다거나, 반격기 버튼을 통해서 적의 공격을 방어 하게 됩니다. (물론 회피 버튼도 있음), 전투는 상당히 박진감 타격음과 함께 진행이 되며, 마지막으로 적을 제압 할 때는 슬로우 모션으로 과장된 연출을 보여주며 전투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게다가 반격기의 경우는 상당히 공들여져 만들어져 있는데, 연출도 엄청나게 다양할 뿐만아니라, 굉장히 부드러운 애니매이션으로 표현되어 있어 눈이 상당히 즐겁습니다. 이 비슷한 연출과 전투 방식은 꽤나 예전 게임인 Enter the Matrix 에서 비슷한 방법으로 시도 된 적이 있었는데, 이 Batman 시리즈에서 완성이 된 느낌입니다. 

 마지막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생각은, 제작진들이 이 게임에 대해 상당히 신경쓰고 애정을 가지고 만들었다라는 느낌입니다. 게임 내용이 방대 할 뿐만 아니라 중복되는 스테이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도, 알찬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캐릭터들에 대한 묘사, 특히 후반부에 가면 Batman 이 자신에 대한 고뇌를 하는 등 인물을 그리고 있다거나, 그에 따른 연출, 그리고 캐릭터 설정등은 Batman 이라는 만화에 왠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선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게다가 너무나 쓸대없이 세밀하고 자질구래한 사용자 편의적인 시스템도 많이 갖추고 있고 (특히나 컷신에서 카메라가 오른쪽 아날로그 키로 움직이는 건 좀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GOTY 버전에서 다듬어지거나 추가된 부분은 등은 왠만한 성의 없이는 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달리기 키가 문열기, 회피 등과 중복되서 좀 꼬이는 문제라던가 (왜 달리기를 아날로그 스틱으로 설정하지 않았는지 좀 의문), 약간은 기승전결이 모호한 루즈한 진행,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헷갈리고도 꼬이는 키배치 등등은 꽤나 단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런것들을 제외 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만화 원작의 게임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이라도 한번 쯤 플레이 해보시길 권장 드립니다.

ps)

  1. 점수는 왠지 모르게 개인적으로 좀 한달 넘게 플레이시간을 넘겨버려서 약간 흥미가 떨어진게 있습니다.
  2. 초기 메뉴에 Completed 라고 해서 % 수치가 나오는데 이게 게임진행에 대한 수치가 아니고 수수깨끼 해결에 대한 수치입니다. 개인적으로 헷갈려서 66% 정도에서 게임이 끝나버려서 좀 황당했던 기억이 -_-;;;
  3. 제가 ATI 그래픽 카드를 쓰고있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초기에 Eidos 로고와 NVIDIA 로고가 나오지 않습니다. 나머지 게임 진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요, 뭔가 그래픽 카드사 끼리의 다툼같기도 한 좀 웃긴 버그가 -_-;;

()